그 시절에만 담을 수 있는 저돌적이고 파괴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진, 순수하지만 때론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파격적인 문장까지 17세 소녀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별장에서 이루어지는 작품으로써 18세의 프랑수아즈 사강이 엄청난 작품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주인공 세실, 그녀의 아빠 레몽, 그리고 아빠의 여자친구 엘자는 전망 좋은 해변이 있는 별장으로 휴가를 오게 된다. 그곳에서 생활하던 중 엄마와 옛 친구이고 나이는 많았지만 세련되고 아름다웠던 안이 별장에 합류하게 되면서 성인의 '사랑', 청소년기의 '자유'를 주제로 내용을 이어나가게 된다.
크게 상반되는 묘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세실과 같이 혼돈의 감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엘자는 자유로움을, 안은 아름다움을 나타내며 청소년기 누구나 일으킬 수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17세 소녀인 세실이 느끼게 된다. 지금 현재 감정을 충실하고자 하는 아버지와 미래를 선택해 나가고자 하는 안과의 서로의 상반되지만 각각의 매력을 느끼게 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자신의 또 다른 '나'와 대화하며 계획을 만들어낸다.
'사랑'과 '자유'의 충돌 시점으로 얘기하자면 그녀의 아빠는 자신이 가진 매력적인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하게 나타난다. 세실은 그런 아빠의 모습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빨간 천을 보면 달려드는 투우와 같이 너무 감정에만 충실한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솔직하지 못한 감정으로 안과의 미래를 택한다면 그거 또한 사랑이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상황의 발단이 세실이 자신의 '자유'를 갈망하며 생기는 불안감에서의 계획을 세움으로써 자신의 아버지가 '자유'를 택했으면 하는 마음에 겉으로 엘자와의 사랑을 부추기지만 자신 또한 아버지가 엘자를 선택하고자 하는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자유'를 이루고자 하는 감정보다 안를 통해 비치는 아름다운 삶이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을 떠올리며 자신의 계획을 다시 후회하곤 한다. 이와 동시에 사랑이란 감정을 자신이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한 남자와의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 감정을 정확하게 정의하고자 시실이란 남자를 자신의 아버지에 관한 계획에 활용하면서 다른 여자와의 있을 때 느끼고 있는 질투심이 과연 진정한 사랑인지에 대한 갈등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
책 내용에서 아버지가 남들보다 자유로움에 있어서는 가정의 부가 풍부하게 있다고 나타난다. 그래서 세실이 좀 더 자유로움을 택하려 하는 성향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사람이라면 미래를 위해 억압되어 있는 상황이라도 안과의 선택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관습적으로 어릴 적부터 억압되어 있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겪어왔기 때문에라는 생각도 있고 최근 기사에서 여러 가지 단어 중에 선택하고자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정'을 택했다는 것을 본 적이 있는 기억 때문이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자유와 안정은 시기적으로 공존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본인 또한 청소년 때는 자유를, 성인이 되어서는 안정을 추구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물론 정서적인 관점에서 자신을 강하게 다지게 된다면 이 두 감정보다 더 많은 감정을 느끼고 다스릴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대화를 하며 살아나가야 한다. 때로는 남들보다 나를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말이다.
아버지와 나는 같은 종류의 인간이었다. 나는 어떤 때는 우리가 아름답고 순수한 방랑자라고 믿었고,
어떤 때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는 딱하고 가망 없는 쾌락주의자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나는 친구 집에서 친구의 사촌을 만났는데, 그가 마음에 들었고 그도 내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사랑이 시작될 때면 흔히 그렇듯이 나는 일주일 동안 저돌적으로 그와 자주 데이터를 했다.
태생적으로 고독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버지 역시 상당히 야심만만한 어떤 젊은 여자와 그런 만남을 시작했다.
마치 원래 정해져 있던 것처럼 이전과 같은 삶이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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