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꾸준히 하고자 마음먹은 시기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을 통해 독서와 관련한 채널들이 하나씩 나타나길래 누르게 되었던 채널이다. 이전에 독후감을 작성한 일부분의 책들도 유튜브 '솔의 서재'님의 영상을 참고하여 소개해주시는 줄거리를 참고해서 흥미를 느끼면 책을 고르기 시작하며 독서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영상에서도 책의 줄거리나 생각을 얘기하실 때마다 나의 호기심이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사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졸라대는 것처럼 굴길래 선택하게 되었다. 이전에 영상을 참고하여 선택했던 책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베러티', '콜카타의 세 사람' 등이 있는데, 확실히 솔님과 감성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선택한 다른 책들보다는 읽는 족족 재미를 느껴 과거의 솔님과 함께 차근차근 걷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읽게 된 책 '솔라리스' 또한 영상 시청을 통해 재미있어 보이고 또 그동안 SF분야를 읽은 적이 없어 한번 읽어보고자 대출해 보았다! 그동안 책을 읽어보고자 마음먹으면 구매하기에 쇼핑을 할 때마다 너무 비싼 감이 없지 않아 있어 손을 벌벌 떨면서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할인되고 있는 상품권을 가지고 구매했는데 그 조차 누적되다 보니 비싸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중고 책을 사고자 했지만 따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어 돈을 아끼기 위해 가깝고도 먼 도서관에 가서 빌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도 최근 뉴스를 보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첫 과제로 도서정가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도서관에서 대출을 해야겠다. 결국 도서관을 가보니 나름(?) 구조는 커 보였지만 생각한 것보다는 신작도서가 없어 기대를 미처 하지 못했는데 도서관 웹사이트에 미리 소장 자료를 검색해 솔라리스 대출가능이라고 알려주어 검색한 다음 날에 기대를 안고 가서 대출했다.
우주선을 탄 주인공 켈빈이 미지의 행성인 솔라리스를 향하면 시작한다. 도착하고보니 스테이션에 있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려 켈빈에게 이유 모를 주의를 주며 흘러가게 된다. 이 사건이 결국 솔라리스의 바다와 관련 있음을 알게 된 스테이션의 인원들은 해결책을 강구하며 고조된다.
'베러티'에 이어 하루 만에 쭉 읽은 두 번째 도서가 되었다. '베러티'의 도서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었다면 '솔라리스'는 그런 느낌보다 말 그대로 군더더기가 없다, 깔끔하다는 표현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독서법은 조금 지루하다 싶으면 책의 페이지를 확인하고 대략 100페이지를 읽게 되면 도중에 휴식타임을 가지거나 멈추게 되는데, 이 책은 시계를 볼 틈도 없이 지나가버렸다. 중간중간 '솔라리스' 행성에 대한 설명을 부분적으로 할 때 줄거리의 속도를 길게 늘어뜨리는 느낌도 어느 정도 있어 지루함을 느낄만한 요소가 있었지만 이 요소를 바로 기억에서 삭제할 만큼의 바다가 왜 손님을 보내는지, 주인공 '켈빈'이 아닌 나머지 두 사람의 손님은 누구였을까라는 호기심, 주인공의 그 이후 삶은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들에 대한 여운이 남으면서 아쉬움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조금 더 애착이 가는 사람인지 주요 깊게 읽었던 부분은 주인공 '켈빈'과 '하레이'에 대한 시점으로 진행된 이야기다. 아무래도 주인공이다 보니 중심적으로 진행되어 감명 깊게 받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럼에도 '하레이'란 인물이 이미 죽었다는 걸 켈빈의 눈으로 보기도 했고 바다에서 보내준 손님인걸 앎에도 불구하고 '하레이'에게 점점 마음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바뀌게 되는 '켈빈'의 마음이 동화가 되어가고 이 씨앗이 점점 커져 스나우트와 켈빈이 하레이에 대한 사랑의 의미를 얘기할 때 진심으로 고민하게 되는 상황을 통해 바다가 만든 손님을 인간이 사랑이란 감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가, 인간의 외형적인 모습을 한 손님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설명하고자 하는 상황의 오해의 소지를 풀게 된다고 해도 의미가 있을까 등 인간을 중심으로 과학적 사고를 통해 존재할 수 없는 설명이나 접근방식, 인식 체계 등을 골똘히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흥미를 돋우게 해 주었다.
"그녀는 자네 뇌의 일부를 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고. 그녀가 아름다운 건, 자네의 추억이 아름답기 때문이네. 그러한 근거를 제공하는 건, 순전히 자네야. 순환적인 환상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 p342
오히려 심리학자에게 인공두뇌학자가 조언해 주는 오묘한 상황이 발생해 버린다. 나머지 두 과학자들이 손님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제3 자의 시점으로 켈빈이 심리학자라서 감성적이고 나머지 두 사람은 과학자라 조금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아직 켈빈이 하레이에 대한 뉘우친 죄를 속죄하는 마음에서 그녀를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앙금을 마저 지워버리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되어 켈빈이 사랑함을 만나지 않았을지, 정말로 켈빈은 그녀를 인간이란 존재로 생각하는지 느끼게 된다. 결국에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녀의 자살로 끝나게 된다. 그렇게 그는 어떻게 보면 두 하레이를 떠나보내게 된다. 가슴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스나우트에게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려고 끝까지 감정을 숨기는 켈빈을 보며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감성적인 이야기로 독자의 재미를 이끄는 것도 있지만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생각하는 흥미를 만들게 하는 부분도 있다.
"우리는 인간 말고는 아무것도 찾으려 하지 않아. 다른 세계는 필요치 않은 거지. 우리가 원하는 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거야. 지구에서 포화 상태에 이르러 질식할 지경인데도 지구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거지. 우주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상화된 이미지, 지구본과 같은 모양에 지구의 문명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문명을 만나기를 기대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리가 미개했던 시절의 원시적인 이미지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 거야."
- p160
"우리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솔라리스의 바다와 소통할 수 있겠어?"
- p52
이 책의 분야는 SF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철학적인 부분도 많이 담고 있다. 지속적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인간이란 존재를 생각에 지워버리고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지구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사고를 다시 고민하게 하는 우리의 옹졸함을 꼬집어 말한다. 책을 덮고 나서 시간이 지나고 표지만 봐도 계속 떠올라지는 의문은 밤이 길게 느끼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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