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만의 독후감을 작성한다. 이전 독후감의 주기는 대략 1주라는 숫자 근처에서 놀았다. 중간점검을 해보고자 그동안 작성했던 독후감을 읽었을 때 당시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다가오면서 꾸준히 독후감을 작성하자는 마음이 책을 읽고자 하는 열정을 떨어뜨리고 독후감을 작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나는 것 같아 잠시 휴식기간을 가졌다. 또한 아쉬웠던 부분은 목차만 보고 신선하다고 느끼거나 재미있겠다고 느껴서 선택한 책들 중에서도 도중에 포기하고 싶을 만큼 재미없었던 책들도 있었다. 하지만 독후감을 작성해야 한다는 마음보다 1주에 하나씩은 적어야겠다는 목표 때문에 곁눈질하듯 읽다 보니 시간과 책을 버리는 것만 같았다. 이전에 작성한 독후감들은 지금 내가 봐도 엉망진창이다. 내심 수정을 해보고자 했으나 그때의 나를 지우는 것만 같아 그대로 남겨두었다. 아무튼 지금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책이라는 소중함을 놓을 것만 같아 고민해 보고 낸 결론은 시간적인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앞으로의 독후감 작성은 시간적으로 불분명하게 작성할 것 같다.
또 다른 슬픈 이야기라고 하면 매번 책과 같이 읽었던 화분의 잎들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그간 독후감의 분위기들이 너무 부정적이었던 내 마음을 알아차린 지 매번 다른 친구들의 옆에 서서 카메라에 담겼던 꽃은 이유 모를 압박 때문에 시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시들어가는 잎을 보며 말 못 하는 꽃이 안타까워 방법을 찾기 위해 유튜브나 블로그에서의 정보를 발견하여 결국에는 분갈이를 해주었다. 그리고 햇살이 자주 드나드는 창문 옆으로 자리를 옮겨주었다. 휴양을 보내주었으니 회복하고 다시 제자리로 와서 여러 책과 같이 오래 머물러주었으면 좋겠다는 감정이 들었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의 목차는 크게 생업, 노동, 아이, 부모, 몸, 마음, 교육, 공부, 열애, 동행,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가진 것, 잃은 것으로 인생이라는 글자 안에서 나열할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이 단어들에 관련된 시를 보여주며 문장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단순하거나 숨어있던 이야기를 통해 감정을 가르쳐주고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때로는 보듬어주고 때로는 채찍질하며 앞으로의 여러 장애물이나 갈랫길중에 실패에 따른 절망감은 당연한 것이다. 나뿐만이 아닌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다라는 조언을 해주며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들 마음속 지하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스스로도 감추고 외부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 자신의 참의식,
그 깊은 바닥에서 바라보는 자신은 어떤 모습일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리는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 자격심이 소외감으로 이어져 세상에 대한 경멸로 나아가면 참 들어집니다.
뒤집어보면 그 세상 속에서 소속되고 싶고 그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의 이면일 뿐인데,
오만과 비굴, 독립감과 소속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보면 자아는 자꾸 추락하는 기분이 들기 마련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좋은 점은 오로지 내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태평양 어느 바다 위에서의 혼자만 누울 수 있는 보트 위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생각하는 것과 말이다. 책에서의 시들은 이러한 내 주변에서 섬이나 떠다니는 물품들로 간간히 나타나며며 조금이라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듯했다.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작은 글씨 안에 조금이라도 덜어놓을 수 있다. 나에게는 온전히 느낀 감정, 내비치고자 하는 부끄러움을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차렸으면 하는 마음에 시를 작성하지만 문장 안에 깊게 스며들어 시를 읽는 독자들은 내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시의 장점인 것 같다. 본인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불안을 본인도 느끼고 있다며 시를 통해 덜어보는 건 어떨까?
우리는 특별한 어떤 것이 아니라 삶의 가장 평범한 일들을 하지 않는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일만 챙기는 데도 바쁘다 보니 일상에는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었다며 핑계대어 보지만,
결국 소중한 건 저 특별하지도 딱히 귀해 보이지도 않는 일상이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전의 독후감을 읽었던 분이라면 나에게는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을 시 한 편을 올리며 강에 떠내려 보고자 한다.
조개껍질
조금이라도 다가가기 위해
파도를 기다린다.
조금이라도 빛나기 위해
뛰어다니고 뒹굴며
누가 나를 데려갔으면 하는 마음을 갖는다.
누군가 나를 봐줬으면 한다.
너무 오랫동안 움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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