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의 피가 내게 튀었다.
감정의 온도를 달구기에는 신선한 첫 문장이었다. 직장암 4기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9개월 동안 간병하다 세상에서 떠나보낸 후 그간 재물을 다 사용해버린 주인공 '로웬'은 작가로서의 생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미팅 장소로 가다 일어난 일이었다. 그곳에서 뉴욕의 주민들과 자신의 대처나 행동 차이에 괴리감이 빠지며 공황상태에 빠졌지만 어떤 한 남자의 만남과 도움으로 인해 감정을 다스릴 수 있었다.
'제레미'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이 후 미팅에서 또 만나게 되고 알고 보니 자신에게 의뢰한 의뢰인이었다. 사고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자신의 와이프이자 작가인 '베러티'의 8권의 시리즈 중 나머지 3권을 발간했으면 좋겠다는 의뢰를 받게 된다. 로웬은 이미 생태계에서의 인정받고 있는 '베러티'의 시리즈가 부담이 되어 완강히 거부하지만 제레미에게 베러티가 자신의 책을 읽었다며 설득하기 시작했고 이전에 공황상태에서 제레미에게 도움을 받은 행동을 통해 마음속에서 호감이란 감정의 불씨가 작게 피어올라온 그녀는 마지못해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베러티의 시리즈를 마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제레미의 가족이 있는 저택에 입성하게 되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뇌리에 글을 읽으며 충격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상황에 대한 감정을 말하자면 로웬이 베러티의 자서전을 한 장씩 넘어갈 때마다 주인공이 크로포트의 저택에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감정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쪽 페이지가 두꺼워지기 시작하며 뭔가 역겨움이라는 단어가 눈 앞에서 아련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고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을 없던 베러티가 문장으로 계속 등장했을 때는 꼴 보기 싫었고 다른 측면으로는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크루와 칼이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내재된 응어리가 작게나마 생기며 의문이라는 담기 시작했지만 막내아들 '크루'가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장면에서는 의심으로 응어리로 바뀌기에 충분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모든 문장에 대해서 베러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가지고는 있지 않았다. 주인공 또한 '몽유병'이라는 병을 가지고 있었기도 하고 지속적인 감정의 동요에도 다스릴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내비치면서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베러티가 작성한 자서전이 악인의 시점에서 쓴 글이라고 제레미에게 밝히려는 편지를 주인공이 발견 했을 때는 그야말로 순간 중력이 더 세게 나를 당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사실 둘째 딸인 '하퍼'가 죽은 시점에서 베러티가 나무에 부딪혀 사고가 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서전의 행동에 대한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악인의 시점으로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베러티가 제레미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싶음에는 글로 충분한 감정의 상태를 나타냈고 이로 인해 그녀가 자식을 잃고 제레미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죄책감이라고는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편지를 읽은 주인공이었다면 로웬과 같은 선택을 하였을까? 그녀는 이를 묵살하고 제레미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제레미의 아들을 낳으며 제 2의 베러티로 살게 될 것이다. 과연 미래의 그녀는 웃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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